경험 공유

호주 이민 Part 2: 자..이제 출발이다~!

Archer Ji 2022. 3. 31.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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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유학 대금을 지급하고 그와 더불어 집 사람의 진로도 결정해 주어야 했다.

때마침 인터넷에 '호주 유아 교육과정 국비지원'이라는 매력적인 광고 배너가 보였다.

워킹홀리데이 비자에 한해서 한국 산업 인력 공단에서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으로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다.

 

운이 좋게도 와이프는 워홀에 지원할 수 있는 마지막 나이에 턱걸이해서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었다.

 

아내는 추후 Family day care를 창업하면 될 것이고, 나는 영주권 후 셰프로서 진로를 계속 쌓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튼 1년도 안된 신혼 살림과 신혼집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물건이 마음에 들었는지 처분하는데 1주일도 안 걸리고 다 판매했다.

이제는 집을 내 놓을 차례.... 집을 가지고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지만 호주에서 실패해서 돌아올 생각이 없었던 나는 과감하게 집을 판매한다.

 

재미있게도 집을 깔끔히 잘 꾸며 놓아서였을까? 내놓은 지 하루 만에 판매가 되었다.

 

하나둘씩 정리를 하고 준비를 하다 보니 호주로 가는듯한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그와 더불어 찾아오는 왠지모를 불안감과 긴장감도 출국일이 다가올수록 나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2007년 한 차례 호주 어학연수를 경험했던 나는 아내의 안위를 위해 2주일 먼저 출국하기로 결심한다.

와이프가 잘 올수 있을지 걱정은 됐지만 안전한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판단되어서였다.

 

2015년 07월 호주 시드니에 도착하였다.

공항에 발을 디디는 순간 '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머릿속이 복잡 미묘해졌다.

'잘 한거겠지?' 스스로를 위로하며 잘 헤쳐나갈 것임을 다시 한번 다짐해 보았다.

'이제는 돌아갈 집도 차도 없다.' 무조건 버티며 악착같이 살아남을 것임을 또 한 번 다짐해 본다.

 

나의 2주일간 임시 처소는 Strathfield역 근처 게스트하우스 비슷한 곳에 얻었다.

2층 대저택이었는데, 왠지 모르게 스산하고 음침한 기운이 감도는 곳이었다.

1인실이 없었던 터라 2인실로 구했는데 룸 메이트는 페인트 일을 하고 계시는 연세좀 있으신 어르신인 듯싶었다.

 

그분의 첫마디는


"왜 왔어?"

"실수했네.."

"왜 바보 같은 짓을 했을까?"


그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어조의 우리의 첫 대화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영주권을 취득하러 왔고, 꼭 이루리라고....'

그때는 그랬던 것 같다. 영주권만 바라보고 그것을 취득하기 위해 노력하며 달려가기 바빴던... 그냥 영주권만 바라보던.... 그런 시기....

영주권이 뭐라고........

 

방 안에 계속 있으면 그 음산하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나를 지배하게끔 만들게 될 것 같아서 근처 쇼핑센터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밥을 사 먹으면서도 계속 나쁜 생각들이 나를 뒤덮고 있었다. '과연, 호주에 온 것이 잘한 일일까?'

 

상황을 무를 수도 없고 돌아갈 수도 없다. 그렇다면 부딪히는 수밖에....

그렇게 암울한 기분의 첫째 날은 저물어가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무료 아침식사를 먹으러 1층 부엌으로 내려갔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며 음식을 먹고 있다. 대부분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인 듯했다.

그분들의 얼굴에서 삶의 고단함을 읽을 수 있었다.

그분들을 보고 있자니 나의 미래가 점점 암울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스스로를 다잡으며 쉐어 룸 인스펙션을 다니기 시작했다.

 

커플 쉐어 방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중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람들이 커플 쉐어를 꺼려하는구나.......'

커플 방은 생각보다 구하기 어려웠고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초조함은 배로 증가했다.

 

내 사랑하는 와이프를 지금 내가 거주하는 곳에서는 잠시라도 거주하게 하기가 싫어서였다.

발이 닳도록 발품을 팔던 도중, 드디어 방을 구하게 되었다.

West Ryde라는 지역이었는데 동네도 조용하고 느낌이 산뜻해서 좋았다.

찬물, 더운물 가릴 처지가 아니었던 나는, 방을 계약했다. 와이프가 도착하기 며칠 전의 일이다.

참 감사하고 행복했던 기억은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시점에도 느껴진다.

 

아무튼 집도 구했고 와이프가 조심히 도착만 하면, 이제는 요리학교를 다니며 영주권 취득을 위한 준비를 하면 된다.

요리학교 기다려라.... 내가 잘근잘근 씹어먹어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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