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공유

호주 이민 Part 4: 요리사 직업 구하기! 일식 레스토랑

Archer Ji 2022. 4. 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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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 퓨전 레스토랑

시드니는 '호주나라'라는 한인 정보 공유 사이트를 이용하여 한인 구인구직 및 각종 정보교류를 실시한다.

참고로 브리즈번은 '썬브리즈번'이라고 이와 비슷한 사이트를 운영한다.

 

호주의 비싼 집세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만 했다. 가지고 있는 종잣돈을 무의미하게 잃을 순 없었다.

'요리사로서 경험이 전무한 나도 요리사로서 근무할 수 있을까?'

선택 사항은 없었다. 그냥 떨어지더라도 계속 지원하는 수밖에..

 

Resume(이력서)를 출력한 다음 직접 식당을 방문하며 제출하는 방식도 있었지만, 영어가 다소 서툴다고 느꼈던 나는 한인 잡으로 먼저 업무의 이해도를 높이기로 결심한다. 

이곳저곳 이메일로 지원을 하던 중 한 일식 퓨전 다이닝 레스토랑에서 면접을 볼 의향이 있느냐고 연락을 취해왔다.

나는 기쁜 마음에 곧바로 해당 음식점으로 향한 후 Hot section에서 근무할 것을 제안받는다. 당시 시급은 $10~11.... 당시 2015년 호주 최저시급이 $18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때는 일을 배우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강해서 불법적인 금액은 신경 쓰지 않고 일을 배우는 데에만 전념하기로 한다.

 

일단 생소한 영어 단어 및 요리 용어를 외우면서 업무 스킬도 동시에 습득을 한다. 노트를 들고 적어가며 시간이 날 때마다 사진도 연신 찍어댔다.

그렇게 열심히 배우고 난 후 하루 만에 바로 실전 업무에 투입이 되었다.

 

셰프로서 경험이 전무하였던 나는 엄청난 업무 중압감과 더불어 쉴 새 없이 들어오는 주문들, 그리고 이곳저곳에서 명령을 하달하는데 당황하여 멘붕이 심하게 온다. 일을 해보니,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근심이 마음 한가득 자리를 잡아갔다.

외우고 또 외우고, 연습하고 또 연습하다 보니 하루가 다르게 업무 성과가 개선되기 시작했다.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는가 부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카키아게(야채튀김) 프렙(재료 준비)을 하던 중 미숙한 칼질로 인하여 왼손 엄지 손가락이 매우 심하게 잘려 나가게 된다.

 

원칙대로라면, 나는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던가 상처를 꿰매야 맞았지만, 그곳 헤드 셰프는 Workplace Health and Safety 법규를 잘 모르는 듯, 피가 철철 나는 왼손 엄지손가락을 밴드로 동여매고 업무 종료 시간까지 일을 시켰다. 지금 생각해보면 신고해도 될만한 사항이지만 당시에는 아무런 경황이 없던 터라 그냥 참고해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2015년 잘려나간 나의 엄지..아직도 상처가 남아있다.
얼음물로 지혈을 하여도 지혈이 안된다.

그날 저녁 늦게 집으로 귀가를 하고 와이프는 매우 속상해하며 일을 그만둘 것을 권유한다. 물을 많이 만지는 직업 특성상 상처가 크게 났으니 상처가 여물 때 까지는 일을 그만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 

 

일을 구할 때 거주지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몸의 컨디션을 잘 관리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런 경험도 없던 나는 기차 타고 버스 타며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일터를 구했으니 고된 몸으로 일을 마친 후에도 2시간 동안 퇴근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아무튼 이 일로 나는 그만두겠다는 노티스를 헤드 셰프에게 주었고, 노티스를 준 다음날 헤드 셰프는 전화로 이제 그만 나오라는 통보를 준다. 기분 찜찜하고 안 좋게 그만두게 된 케이스였다. 하지만 일본식 튀김요리 핫 섹션을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기도 하다. 그동안 일한 주급은 매장으로 와서 찾아가라고 했는데 '갈까? 말까?' 고민했지만, 한 푼이라도 아쉬웠던 나는 매장으로 마지막 인사도 할 겸 주급을 받으러 갔다. 매장에 가니 벌써 다른 Chef가 업무 인수인계를 받고 있었고, 사시미 섹션에서 일하시던 셰프는 나의 성실성을 인정해주시며 일이 필요하면 본인이 연결해줄 테니 연락하라는 따뜻한 조언도 받게 된다.

 

아무튼 나의 첫 요리사 경력은 나의 엄지손가락 부상과 함께 이렇게 2~3주 만에 끝이 났다. 마음 한편에서는 조바심이 났기 때문에 손가락이 대충 나은 후 신속하게 또 다른 한인 잡들을 지원하게 된다.

 

여담이지만 인수인계를 받던 Chef는 Trial(보통 인터뷰 후 업무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2~3시간 정도 무급으로 일하는 과정) 다음날부터 잠적하고 안 나왔다고 한다. 워낙 업무환경과 급여가 안 좋았음을 느낌상 알았던 듯하다. 참고로 Hot sectione 혹은 Deep fry section은 어느 식당을 가든 간에 가장 업무가 고된 섹션이다. 고로 핫 섹션은 항상 공석이 많다.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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