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어에 들어가면서 낸 본드도 단독 임대와 똑같은 상한이 걸리고 기관에 예치돼야 한다는 것은 호주 렌트 본드에서 다뤘다. 그 말은 맞다. 맞는 것이 거기까지라는 게 문제다.
호주 쉐어하우스라고 부르는 형태는 하나가 아니다. 계약서에 이름을 나란히 올리는 경우가 있고, 이미 세 들어 사는 사람에게서 방을 다시 빌리는 경우가 있고, 주인이 사는 집의 방 한 칸을 얻어 쓰는 경우가 있는데, 셋을 가리키는 우리말이 쉐어 하나뿐이라 같은 것처럼 보인다. 퀸즐랜드 임대차법은 셋을 같은 것으로 보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법이 전부 걸리고, 어떤 경우에는 본드 조항 하나만 걸리고, 어떤 경우에는 아무것도 안 걸린다.
법이 주마다 다르니 범위부터 그어둔다. 아래는 2026년 8월 기준 퀸즐랜드 규정이고, 근거는 주거임대차법 2008과 퀸즐랜드 임대차관리기관이 안내하는 내용이다. 다른 주에 산다면 그 주의 기관부터 찾는 것이 순서다.
따져야 할 것은 하나다. 내가 낸 돈이 다툴 수 있는 자리에 있는가?
쉐어라는 말이 덮고 있는 것
누구와 계약을 맺었는지에서 갈래가 먼저 갈린다. 관리인이나 소유자와 둘 이상이 함께 계약을 맺었으면 공동임차다. 계약서에 이름이 나란히 오르고, 임대료와 본드를 함께 지거나 각자 진다.
이미 세 들어 사는 사람에게서 방을 얻었다면 전대다. 원임차인이 소유자나 관리인의 허락을 받고 집의 일부나 전부를 다시 빌려주는 형태이며, 그때 그 사람은 관리인과 같은 책임을 진다. 서면 계약서를 주고, 입주 상태 보고서를 만들고, 안내 책자를 건네고, 본드 영수증을 끊는 일이 전부 그 사람 몫이다. 대신 이 형태에서는 모든 당사자가 법의 보호를 받는다.
남은 하나가 보딩·로징이다. 방을 빌려 살지만 법이 말하는 임차인도 아니고 법이 정한 거주자 지위도 아니다. 가족이나 친구 집에서 방 하나를 얻어 사는 경우가 여기 들어간다.
방 개수와 본드가 갈림길이다
소유자가 그 집에 살지 않는 집이라면 임대차법이 걸리는 쪽으로 간다. 갈림이 생기는 것은 소유자가 그 집에 함께 사는 경우다. 전부 걸리기도 하고, 일부만 걸리기도 하고, 하나도 안 걸리기도 한다.
방 하나에서 셋까지를 빌려주고 본드를 받았는데 그 집이 소유자의 주거지라면, 법에서 본드 조항만 걸린다. 방이 넷 이상이거나 마당의 독립된 별채를 빌려주는 것이면 법이 전부 걸린다. 방이 셋 이하인데 본드도 안 받았으면 그 관계에는 임대차법이 아예 걸리지 않는다. 계약서를 쓰기 전에 방을 세어보는 게 낫다. 셋과 넷 사이에 선이 하나 그어져 있다.
그럼 뭐가 안 걸리나
본드 조항만 걸린다는 말은 나머지가 빈다는 뜻이다. 기관이 예로 드는 것이 셋이다. 계약을 끝내는 절차, 방을 점검하는 절차, 반려동물을 둘 수 있는지 여부.
셋 다 일반 임대에서는 정해진 절차가 있다. 반려동물은 서면으로 요청하면 집주인이 14일 안에 답해야 하고, 그 안에 답이 없으면 승인된 것으로 본다. 정기 점검은 석 달에 한 번을 넘을 수 없고 최소 7일 전에 통지해야 한다. 계약을 끝낼 때는 정해진 양식과 최소 통지 기간이 있다. 본드 조항만 걸리는 자리에서는 그 셋이 걸리지 않는다.
다툼이 나면 그 빈자리가 크게 드러난다. 법이 걸리지 않는 관계에서 생긴 분쟁은 기관이 다루지 못한다. 조정 창구가 있어도 그 자리까지 가지 못한다는 뜻이고, 다투려면 따로 법률 자문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본드는 다르다. 보딩·로징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형태인데, 거기서 낸 본드는 법의 보호를 받고 기관에 예치돼야 한다. 사람은 밖에 있는데 돈은 안에 있는 셈이다.
지위를 모를 때
자기가 셋 중 무엇인지 모르는 채로 사는 사람이 많다. 계약서를 못 받았거나 말로만 정하고 들어갔으면 특히 그렇다. 그럴 때는 기관에 물을 수 있으며, 기관도 판단이 서지 않으면 심판소에 긴급 신청을 넣어 임차인인지 법이 정한 거주자인지 보더인지를 결정받는다. 법이 걸리는지 자체가 불확실할 때도 심판소에 판정을 신청할 수 있다.
모르는 채로 지내는 것보다 물어서 정해두는 편이 싸다.
나갈 때
법이 전부 걸리는 경우라면 서면 계약서를 주는 것이 상대의 의무다. 일부만 걸리거나 아예 안 걸리는 경우에는 의무가 아니라 권고에 그친다. 권고라는 말이 약하게 들려도 나중에 꺼낼 것이 그것 말고는 없다. 적히지 않으면 없는 것이 되는 구조는 호주 급여명세서 쪽과 다르지 않다.
나갈 때 임차인이 지는 의무는 입주 당시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다. 다만 통상 마모는 뺀다. 사람이 살면서 자연히 닳는 몫까지 물리지는 않는다는 뜻이고, 입주 전부터 있던 손상은 애초에 임차인 책임이 아니다.
통상 마모에 들어가지 않는 것도 정해져 있다. 때와 기름때는 마모가 아니고, 임차인이 낸 손상도 마모가 아니며, 승인받은 반려동물이 낸 손상도 마모가 아니다. 청소를 안 해서 눌어붙은 것과 오래 써서 닳은 것은 다르게 취급된다.
퇴거할 때 챙길 서류는 셋이다. 입주할 때 받은 상태 보고서 사본을 갖고 있어야 하고, 퇴거 상태 보고서를 방마다 작성해 돌려줘야 하며, 본드 반환 신청서에는 연락 주소를 적어야 한다. 입주 상태 보고서와 퇴거 상태 보고서는 이름이 한 글자 차이인데 작성하는 사람과 시점이 다르다. 들어갈 때 관리인이 먼저 만들어 건네는 것이 앞의 것이고, 나갈 때 임차인이 방마다 적어 내는 것이 뒤의 것이다.
쉐어를 고를 때 대개는 방값과 위치를 본다. 호주 쉐어하우스에서는 그 자리에 한 줄만 더하면 된다. 소유자가 같이 사는가, 방이 몇 개인가, 본드를 받는가. 셋의 답이 내가 다툴 수 있는 자리에 있는지를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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