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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이민 Part 1: 이민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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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5월 말, 5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좋은 회사에 급여도 좋았지만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좀 더 나은 환경일 뿐, 남의 밑에서 정년까지 일하다가 60세 넘어서 퇴직하면 그 퇴직금으로 편의점을 차리든,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차리든, 또 다른 고령화 경쟁 시대가 기다리고 있다는 뻔한 결말은 내가 가기 싫은 길이었다.
한 살이라도 젊어서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 남들과 다르게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컸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영원한 나의 편, 와이프와 필리핀으로 일주일간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은 하였지만, 이게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못하고 있는 건지, 똥인지 된장인지 분간하기 힘든 시기였고, 그러한 불안감은 여행의 풍미를 100% 느끼지 못하게 해 주었다.

회사를 그만둘 때, 부모님은 "당신이 얘를 이따구로 키워서, 얘가 이렇다!"라며 부부싸움을 하셨고, 친한 친구들은 "너 미쳤냐?", "다시 한번 생각해라!"라며 온 사방이 나의 의사와는 정반대의 조언들을 해줄 때였다. 그때는 와이프를 제외하고 99.99%의 사람들이 모두 반대를 하니, '내가 이상한 건가?' '다시 생각해봐야 하나?'라는 생각들도 종종 하긴 했다. 하지만 위에서 미리 언급했듯이 나는 뻔한 결말은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다른 회사에 이직을 해야 하는 걸까?'라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었다.
회사를 다니며, 종종 헤드헌팅 회사에서 연락이 오긴 했다. 다른 외국계 어느 부서이고 연봉은 얼마 정도이고 등등등....
헤드헌터들은 영업을 하기 위해 연락해 왔던 것이었을 텐데, 나는 내가 갈 곳이 많은 줄 착각했던 것일까?

회사를 그만두고 나니, 그 많던 헤드헌터들의 연락들도 점점 드물어졌다. 경력이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 당시 회사 조직생활에 대해 말 못 할 정도로 심하게 염증을 느끼고 있었던 터라,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서 눈에 불을 켜고 있던 시기였긴 하다.
아무튼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과 사업을 고민하고 있던 찰나, 아침운동을 하다가 우연히 등산로에 붙어있는 현수막을 발견했다.

성남 폴리텍 대학 3개월 직업교육 과정 오픈!! 국비지원 무료교육, 그리고 소정의 교육비 지원..

수입이 전혀 없었던 나는 불안한 마음 반, 배운다는 기대 반으로 용돈이라도 벌 심산으로 '타일기능사' 과정을 지원하게 된다.
실제 참가하여보니, 대부분이 정년퇴직하신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다.
아무튼 성공적으로 타일 기능사 자격증은 취득하게 되었으나 현장에서는 자격증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종이 쪼가리라는 것이 한국 건설업계의 현실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해 주었다. 이럴 거면 왜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건지....

아무튼 타일 기술공에게 기술을 배우고 경력을 쌓기 위해 같이 현장에서 근무하였었는데, 업무의 강도도 매우 높았고, 배우는 입장이어서 페이가 매우 적었다. 원래 제시하였던 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제시하고 경력 증빙은 안된다길래 2주일 근무 후 그만둔 경험이 있다.

하루는 타일 업무 후 타일 사장님과 성남 뒷골목에 있는 싸구려 횟집에서 소주 한잔을 기울인 적이 있었는데, 얼마 전까지 도곡동 등지에서 고급 음식을 먹었었던 것들이 머릿속에서 교차되며 현타가 심하게 온 적이 있다. 그 당시 시멘트 가루 뒤집어쓰고, 더러운 행색으로 음식을 먹고 있자니 자신이 초라해 보이고,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까 겁났었던 것이 기억난다. 나 자신이 자의식만 강한 교만한 인간임을 다시금 느꼈다.

경력 증빙이 안되면 호주 독립 기술 이민도 못 하는 것이므로 그날 이후로 타일과 관련된 일은 접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세계로 뻗어나가는 용접 배우면 연봉 8천~1억으로 이민한다는 광고에, 5천만 원을 내면 현지 업체와 연결해줘서 영주권 취득하게 도와준다는 이민 법무사들도 있었고.... 대부분 막대한 이민 비용을 요구하는 쓸데없는 업체 정보들만 많았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불법적인 방법으로 진행하는 이민 대행 업무는 진행하지 않기를 바란다. 참 남의 돈 탐내는 사기꾼들 많은 세상이다.

아무튼 원래는 타일 관련 경력을 취득하여 호주로 독립 기술 이민할 생각이었었으나 대부분이 현금 잡이다 보니 경력 증빙도 안되고, 위에 미리 언급했듯이 현타도 오고 하여 이 길은 포기하기로 결정한다. 이때쯤 나는 나의 과거를 후회하기 시작한다. 기술이라도 배울걸, 인문계 대신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자격증이라도 많이 취득할 걸.... 호주 이민을 하기 위해선 정말 도움이 일도 안 되는 인생을 살고 있었다는 것을 체감한다.

이후 지식의 요람, 도서관에 가서 '호주 이민'과 관련된 책자들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나의 궁금증을 해결해 줄 만한 서적이나 지식은 없었다.
이 시점, 글쓴이는 불안한 마음에 요식업 사업 준비도 동시에 준비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렇게 불안한 한 달, 두 달이 지날 때쯤, '호주 이민을 포기해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찰나, 우연찮게 유학원 이민 박람회에 참가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요리 학교를 통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된다. 유학 상담사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었고 호주 이민을 향한 힘찬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구나....


혹여나 영주권을 취득하지 못하더라도 기술은 배울 수 있으니, 향후 다시 돌아오더라도 요식업 자영업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임이 분명했다.
나는 앞 뒤 돌아보지 않고 최대한 신속하게 요리 유학 준비를 시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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